운전 중에 심박·호흡·스트레스 상태를 측정해 사고를 예방하고, 무드 테라피로 긴장을 풀어주는 차량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캐빈 제어기를 개발한 현대모비스의 사례와 해외 제조사들의 사례 살펴보고, 심박 및 스트레스 관리 기능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분석합니다.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최근 몇 년 사이 차량 내부에 배치된 센서와 인공지능이 운전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도로에서 보내는 하루 평균 시간이 40분을 넘는 만큼, 운전 중 갑작스러운 심장질환이나 스트레스 증가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래형 자동차는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탑승자의 건강 상태까지 살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국내외 여러 제조사가 심박·호흡·스트레스 상태를 측정해 위험을 조기에 알리는 기술을 시험 중이다.
생체신호 측정과 무드 테라피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시대에 맞춰 승객 모니터링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기술은 차량 내부의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 센서를 내장해 운전자의 심박, 호흡, 스트레스 정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미리 경고한다. 앞으로는 스티어링 휠의 터치 센서가 주행 중 스트레스를 파악하고, 탑승객의 경우 도어 손잡이에 내장된 센서만 잡아도 스트레스 유무를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은 음악·조명 등으로 운전자의 긴장을 완화하는 ‘무드 테라피’를 자동으로 실행하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원격 콜센터 호출이나 긴급정차 보조(DEA) 등 적극적인 개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현대모비스 스마트캐빈 제어기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스마트캐빈 제어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제어기는 탑승자의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센서, 신호를 분석하는 제어기, 그리고 소프트웨어 로직으로 구성된다. 센서는 총 네 가지로, 탑승자의 자세를 입체적으로 촬영하는 3D 카메라, 스티어링 휠에 내장된 심전도(ECG) 센서, 귀 주변의 뇌파를 측정하는 이어셋 센서, 그리고 실내 온도·습도·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공조 센서가 포함된다. 제어기는 이들 센서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건강 상태를 판단하고, 졸음 운전이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때 내비게이션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경고를 표시한다. 스티어링 휠의 심전도 센서가 높은 스트레스 지수를 감지하면 자율주행 모드 전환을 권유하고, 실내 CO₂ 농도가 높으면 창문을 내려 공기를 환기하는 등 자동으로 대처한다.
스마트캐빈 제어기에는 추가적인 웰니스 기능도 포함된다. 좌석 양쪽에 LED를 배치해 차의 회전 방향을 알려 멀미를 줄이고, 광학식 센서로 운전자의 날숨에 포함된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 음주 운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비접촉식 음주 측정 기능도 갖췄다. 이어셋 형태의 ‘엠브레인(m.brain)’은 귀 주변의 뇌파를 측정해 주의력이 떨어질 때 진동 시트나 스피커로 경고를 보내며, 공공버스 시범사업에서 졸음운전이 발생하는 식후 시간의 부주의 상황을 3분의 1까지 줄이고 주의력 회복 시간을 기존 6.7초에서 2.3초로 단축시켰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통합 제어기는 여러 생체신호를 동시에 감지하고 분석하는 헬스케어 전용 제어기로서, 미래 자동차가 움직이는 건강검진센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사례: 액티브 웰니스 시트와 Fit Driver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부품업체와 브랜드들도 건강 모니터링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부품업체 포레시아(Faurecia)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액티브 웰니스’ 시트를 공개했다. 이 시트는 Stanford University와 협력해 개발됐으며, 피에조센서가 내장돼 운전자의 심박수와 호흡 리듬을 측정하고 스트레스 수준을 감지한다. 스트레스가 높게 감지될 경우 화면을 통해 마사지 기능을 권유하는 등 탑승자의 긴장을 풀어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레시아는 시트가 혈압, 온도, 호흡, 체중 분포 등 다양한 정보를 얻기에 가장 적합한 차량 구성품이라고 강조한다.
아우디의 Fit Driver 시스템은 운전자가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를 착용하도록 하고, 이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심박수와 피부 온도 데이터를 차량과 연동한다. 차량 내부 센서는 운전 스타일, 호흡률, 날씨·교통 정보 등 주변 데이터를 추가해 스트레스나 피로 상태를 판단한 뒤, 이를 기반으로 음악·조명·좌석 마사지 등을 조절해 운전자를 이완시키거나 활력을 불어넣는다. 또 다른 예로, 플레시(Plessy)의 EPIC 시스템은 좌석 등받이에 전극을 내장해 운전자의 심장 전기 신호를 비접촉으로 감지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좌석 등받이를 통해 심전도(R 피크) 신호를 감지하여 눈이나 머리 움직임을 이용한 기존 방법보다 더 일찍 졸음이나 건강 이상을 경고할 수 있다고 한다.
하만 Ready Care 시스템
미국 오디오·차량 전장 업체 하만(Harman)은 Ready Care라는 운전자 모니터링 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와 레이더 외에도 운전자의 심박수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를 사용해 주의력과 스트레스 상태를 분석한다.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Ready Care는 심박수 변동을 기반으로 운전자가 긴장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운전자의 시선뿐만 아니라 마음이 도로에 집중되어 있는지까지 분석한다. 심박수 추적을 통한 스트레스 감지와 더불어, 이 시스템은 주의 분산·졸음 등을 감지해 최대 15가지 이벤트 기반 경고를 제공해 사고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프로젝트와 미래 전망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은 아직 연구 단계인 경우가 많다. 독일 TÜV NORD는 ‘자동차 건강(Automotive Health)’ 개념을 연구 중이며, 메디카 박람회에서는 심혈관 보조 장치를 탑재한 폭스바겐 ID.4 실험차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스티어링 휠을 ECG 측정기로 사용해 심전도를 기록하고, 안전벨트는 심장 소리를 포집하며, 좌석은 체온을 측정하고, 내부 카메라는 얼굴을 촬영해 호흡수를 계산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신경망으로 분석되어 심방세동 같은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데 활용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심혈관 보조 장치가 교통사고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새로운 차량 기능으로 평가됐으며, 전문가의 60% 이상이 차량 가격 상승을 감수하더라도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소개한다.
같은 보고서는 실내 산소 농도와 혈당 모니터링처럼 다른 건강 지표를 감지하는 장치도 제안한다. 스티어링 휠이나 스마트워치에 장착된 센서가 차량 내부 산소 농도를 측정해 공기정화 장치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고농도 이산화탄소로 인한 졸음을 예방한다. 또 혈당 센서를 차량 시스템과 연동해 당뇨병 환자가 장거리 운전 중에도 혈당을 확인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디어도 제시된다. 좌석에 내장된 자세 센서는 운전자의 앉은 자세가 잘못될 경우 교정하도록 안내해 장시간 운전에 따른 척추 부담을 줄인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여러 센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통합 분석해 운전자에게 맞춤형 건강 조언과 실시간 경고를 제공하는 미래를 예상한다.
한국 시장과 향후 활용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자동차 산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차량용 건강 모니터링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캐빈 제어기 외에도 승객 모니터링과 무드 테라피 기술을 자사 모델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차량이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운전자의 심박수·스트레스 지수를 받아 실내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필요할 경우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도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술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운전 중 건강 문제를 걱정하는 운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와 생체 데이터의 보호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제조사는 데이터 암호화와 익명화, 사용자 동의 절차를 마련해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안전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건강 모니터링 차량을 알아보며
심박·스트레스 관리 기능을 갖춘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은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생체신호를 측정해 위험을 예방하고, 필요할 때는 무드 테라피나 자율주행 전환으로 안전을 높이는 혁신 기술이다. 현대모비스의 스마트캐빈 제어기처럼 여러 센서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이 등장했고, 포레시아의 액티브 웰니스 시트나 아우디의 Fit Driver처럼 탑승자의 스트레스 상태에 맞춰 마사지나 조명·음악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다. 하만의 Ready Care는 심박수와 시선 추적을 결합해 주의력과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TÜV NORD가 소개한 연구 프로젝트는 스티어링 휠 ECG, 심박 녹음 안전벨트, 체온 측정 시트, 호흡 감지 카메라를 통합한 심혈관 보조 장치까지 제안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앞으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시대에 운전자의 건강을 지키는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한국의 제조사와 연구기관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