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와 운전습관 데이터를 활용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테레매틱스·UBI 보험이 국내에도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 커넥티드카, 보험사 IoT 등 다양한 장치로 운전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국 보험사의 UBI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 조건과 할인 혜택,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살펴본다.
UBI란 무엇인가?
UBI(Usage‑Based Insurance)는 주행거리나 운전습관 같은 차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을 산정해 보험료를 결정하는 자동차보험이다. 기존 보험이 차량 종류·배기량·연령 등 정적인 요인을 중심으로 요율을 정한 것과 달리, UBI는 실제 차량 데이터를 반영하여 위험을 세분화하고 안전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UBI 모델은 크게 PAYD(Pay As You Drive, 주행거리 기반), PHYD(Pay How You Drive, 운전습관 기반)로 나뉘며, 최근에는 두 요소를 모두 반영하는 PAYG(Pay As You Go)와 운전습관 피드백까지 제공하는 MHYD(Manage How You Drive) 모델도 논의되고 있다.
데이터 수집 장치와 한국 시장 특징
한국 보험사들은 UBI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장치를 사용한다:
| 장치 유형 | 특징 및 장단점 | UBI 상품 적용 사례 |
|---|---|---|
| 스마트폰 앱 | 티맵, 카카오내비, 네이버 지도 등 내비게이션 앱과 연동해 주행거리와 운전습관 점수를 측정한다. 보급률이 높아 진입장벽이 낮지만 운전자가 다른 차량이나 대중교통에서 앱을 켠 경우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kiri.or.kr. | DB손해보험의 ‘smarT‑UBI 안전운전 특약’, 삼성화재 ‘티맵 착한운전 할인 특약’ 등은 앱을 통해 최근 6개월 500km 이상 주행하며 일정 점수(60점 또는 81점 이상)를 충족하면 보험료를 할인한다. |
| 커넥티드카(내장 텔레매틱스) | 블루링크(현대), 기아커넥트, KG모빌리티 인포콘 등 제조사가 운영하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차량 데이터를 수집한다. 데이터 정확도가 높고 운전자별 행동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지만 신차나 특정 브랜드 차량에 한정돼 가입 대상이 제한된다kiri.or.kr. | 현대해상 ‘커넥티드카‑UBI 특약’은 현대·기아·제네시스 등 커넥티드카 이용자를 대상으로 안전운전 점수를 측정해 보험료를 할인한다. |
| 보험사 제공 IoT 장치 | 보험사가 자체 개발한 플러그나 블랙박스 형태의 IoT를 차량에 설치해 주행 데이터를 측정한다. 스마트폰보다 정확하고 외부 앱에 의존하지 않지만, 아직 일부 보험사만 제공하며 설치 번거로움이 있다. | 2024년 4월부터 보험사 IoT를 이용한 월별 안전운전점수 특약이 출시되었으며, 매달 점수를 산정해 할인과 피드백을 제공하는 PHYD 모델로 분류된다. |
국내 UBI 상품의 가입 조건과 할인 혜택
한국에서 UBI는 대부분 기존 자동차보험에 특약 형태로 제공된다. 보험사와 데이터 제공업체(앱·자동차 제조사) 간 협업이 가능해야 하며, 가입 조건과 할인율은 보험사마다 다르다. KIRI 보고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안전운전 특약의 경우 안전운전 점수 60점 이상부터 할인 적용이 가능하며, 할인율은 3%에서 16% 사이가 많다고 분석한다. 주행거리 할인 특약은 2022년 4월부터 전 운전자가 자동 가입하도록 제도가 변경되어 최대 60%까지 환급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주행거리를 계기판 사진으로 제출하는 방식이 대중적이라 엄밀한 의미의 UBI로 분류하기는 어렵다kiri.or.kr.
주요 보험사별 UBI 특약 비교 (2025년 기준)
- 삼성화재 – 티맵 착한운전 할인 특약: TMAP 안전운전점수를 기반으로 보험료를 할인한다. 최근 6개월간 500km 이상 주행하고 점수가 일정 기준(예: 81점 이상)을 충족하면 최대 약 19%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보도가 있다. 자녀운전자 한정특약 가입 시 적용되지 않는 등 조건이 있으며, 마일리지 할인 특약과 중복 적용이 불가능하다.
- DB손해보험 – smarT‑UBI 안전운전 특약: T맵 또는 카카오내비 등 앱을 통해 최근 6개월 500km 이상 주행한 후 안전운전점수가 61점 이상(개인용) 또는 81점 이상(업무용)이면 최대 약 18%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안내가 있다. 운전점수는 급가속·급정거·과속 등 7개 항목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또한 ‘월별 안전운전점수 특약’을 추가하면 매월 운전 습관을 평가해 추가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현대해상 – 커넥티드카 UBI 특약 및 스마트 안전운전 할인 특약: 블루링크나 기아커넥트 등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통해 최근 90일 1,000km 이상 주행하고 안전운전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최대 30% 이상 보험료를 할인한다는 보도가 있다. 2025년 하반기에는 월별 안전운전점수 특약을 신설하여 기존 커넥티드카 할인(7%)과 중복 적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였다.
- KB손해보험 – 이동통신단말장치 안전운전 특약: T맵 안전운전점수 70점 이상, 최근 6개월 500km 이상 주행한 경우 안전운전 점수 구간에 따라 보험료의 0~27%까지 할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앱, 커넥티드카, 보험사 IoT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단거리 운전자의 할인 폭이 크다.
- 롯데손해보험 – 네이버 지도 UBI 특약 및 주행거리 할인: 네이버지도 안전운전점수 81점 이상, 6개월 500km 이상 주행한 개인용 승용차를 대상으로 약 1~26%까지 할인한다는 설명이 있다. 또한 주행거리 할인 특약은 3,000km 이하 11.9%, 5,000km 이하 8.8%, 7,000km 이하 5.6% 등 구간별로 환급률이 정해져 있다.
참고: 위 조건과 할인율은 보험사별 안내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으로, 실제 가입 시점이나 운전자의 나이·운전자 범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보험사 웹사이트에서 최신 요율과 가입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데이터와 개인정보 이슈
UBI 상품의 확산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요율 투명성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2024년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UBI 도입·확장 시 개인정보보호, 가격책정의 불투명성, 장치 비용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2021년 텔레매틱스 소비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5%가 정보 공유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34%가 요율 산정 기준의 불투명성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데이터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경우 보험료 인하 효과가 감소할 수 있으며, BMW와 메르세데스는 주행거리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월 2.1~6.5유로의 비용이 발생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려면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와 보험 이외의 목적으로 데이터를 교환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필요하다. 또한 수집하는 데이터 항목과 이를 이용한 보험료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EU는 2024년 차량데이터 공유 법을 통해 차량 데이터 접근 권한을 차량 소유자에게 부여했으며, 보험사·정비업체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kiri.or.kr.
UBI 보험의 장단점
장점
- 공정한 보험료: 실제 주행거리와 운전습관을 반영해 사고 위험이 낮은 운전자에게 합리적인 보험료를 제시한다. 안전운전자 할인은 다시 안전운전에 대한 유인으로 작용해 청구 건수를 1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kiri.or.kr.
- 환경 및 사회적 효과: 주행거리가 줄어들면 교통량 감소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다.
- 신기술 촉진: 커넥티드카, IoT 등 첨단 기술 개발과 자동차 제조사·보험사 간 협업을 촉진한다.
단점
- 데이터 정확도 문제: 스마트폰 앱은 위치 오류나 다른 운전자가 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운전 점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kiri.or.kr.
- 가입 대상 제한: 커넥티드카 기반 상품은 신차나 특정 브랜드에 한정돼 UBI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가 제한된다kiri.or.kr.
- 개인정보와 비용: 운전자의 위치·운전 습관을 지속적으로 수집해야 하므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크고, 데이터 비용이 보험료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소비자 조언
- 시장 성장: 2023년부터 국내 주요 보험사 대부분이 PHYD 모델의 안전운전 특약을 도입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커넥티드카·IoT 장치 등 UBI 장치가 다양해지고 있다. 커넥티드카 보급이 확대되면 UBI 가입 대상과 할인 폭도 커질 전망이다.
- 데이터 공유 제도 개선: 소비자의 데이터 활용 권리를 강화하고 데이터 비용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kiri.or.kr. 마이데이터 제도 도입과 EU와 같은 차량데이터 공유 법제 정비가 논의되고 있다.
- 소비자 행동: UBI 가입을 고려하는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 습관을 점검하고, 스마트폰과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동시에 보험사별 할인 조건과 데이터 수집 방법,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꼼꼼히 살펴보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안전운전습관은 보험료 할인뿐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