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IT, 빠른 걷기, 그리고 가벼운 스트레칭 중에서 무엇이 뇌 기능과 집중력에 더 도움이 될까요? 일주일 동안 세 가지를 번갈아 실험해 보면서 기억력·집중력의 변화를 직접 기록해 보고, 65~80대에게서 6개월 HIIT만 해마 기능이 좋아지고 5년 후까지 효과가 유지됐다는 연구도 살펴보았습니다.
1. 왜 HIIT vs 빠른 걷기 vs 스트레칭을 비교해보고 싶었는지
운동이 뇌 기능에 좋다는 말은 워낙 많이 듣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이렇게 됩니다.
- 출근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만 하고 말 때
- 주말에 마음 다잡고 빠르게 걷기만 할 때
- “HIIT 해야 좋다더라”는 건 알지만, 숨이 턱까지 차는 운동은 솔직히 부담스러울 때
그러다 2024년 Aging and Disease에 실린 연구를 보게 됐습니다.
65~86세 성인 151명을 6개월 동안
- 고강도 인터벌(HIIT)
- 빠른 걷기 수준의 중강도 지속 운동
- 스트레칭·유연성 위주 운동
세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했는데,
그중 해마(학습·기억 담당) 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건 HIIT 그룹뿐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ResearchGate+3PMC+3Aging and Disease+3
더 놀라운 건, 이 HIIT로 인한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운동을 시작한 지 5년 뒤까지도 유지됐다는 점입니다.qbi.uq.edu.au+2ScienceAlert+2
이걸 보고 “그럼 나 같은 일반인에게도 ‘운동 강도’가 뇌의 느낌을 바꾸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 체력에 맞춘 아주 소규모 버전으로
HIIT vs 빠른 걷기 vs 스트레칭을 한 번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2. 고강도 인터벌 HIIT·브리스크 워킹·스트레칭 실험 설계 – 일주일짜리 뇌 기능 테스트
완전한 연구는 아니고, 제 생활 패턴에서 무리 없이 돌릴 수 있는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기간과 요일 배치는 이렇게 했습니다.
- 총 9일
- HIIT 3일
- 빠른 걷기(브리스크 워킹) 3일
- 스트레칭 3일
시간대는 퇴근 후 저녁 8시쯤, 머리가 이미 조금 지친 상태에서 했습니다.
운동 내용은 제 기준으로 이렇게 설정했습니다.
- 고강도 인터벌 HIIT
- 준비운동 5분(가벼운 조깅+관절 돌리기)
- 1분 전력에 가깝게 달리기 또는 실내 자전거
- 1분 아주 느리게 걷기/페달링
- 이 2분짜리 세트를 4회 반복(총 8분)
- 마무리 정리운동 5분
- 운동 내내 심박수는 최대 심박의 80% 근처까지 올라오는 느낌
- 브리스크 워킹(빠른 걷기)
- 준비운동 5분
- 숨은 차지만 말은 할 수 있는 정도 속도로 25분 걷기
- 심박수는 HIIT보다 낮지만, “산책”보다는 확실히 빠른 수준
- 스트레칭
- 전신 스트레칭 20분(햄스트링, 종아리, 엉덩이, 어깨, 허리 위주)
- 심박수는 거의 오르지 않고, “몸 풀기·마무리 운동” 느낌
측정한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 운동 직후 기분과 머리 맑음 정도(1~10점)
- 운동 후 30분 안에 간단한 기억력·주의력 테스트 앱 점수
- 다음 날 오전 집중도(전날과 비교해서 느낌으로 1~10점 평가)
정확한 통계라기보다는
“나 같은 일반인이 느끼는 패턴”을 보기 위한 수준의 기록입니다.
3. 운동 강도별 체감 – HIIT와 빠른 걷기가 주는 집중력 차이
일주일 넘게 기록한 걸 평균 내보면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 운동 종류 | 고강도 인터벌 HIIT 후 | 브리스크 워킹 후 | 스트레칭 후 |
|---|---|---|---|
| 운동 직후 기분 (1~10) | 7~8 (힘든데 개운) | 7 (편안+상쾌) | 6 (몸이 풀린 느낌) |
| 머리 맑음 정도 (1~10) | 8 (각성 확 올라감) | 7 (차분하게 깨어 있음) | 5~6 (졸리진 않지만 비슷) |
| 다음날 오전 집중도 (1~10) | 7~8 | 7 | 6 |
제 체감은 이랬습니다.
- 고강도 인터벌 HIIT
- 끝나고 바로는 숨이 턱까지 차고, “오늘 왜 이걸 한다고 했지…” 싶습니다.
- 그런데 샤워하고 20~30분 지나면 머릿속이 확 비워진 느낌이 올라옵니다.
- 그날 밤 잠도 “기분 좋은 피곤함”으로 바로 떨어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 브리스크 워킹
- 힐링과 각성이 적당히 섞인 느낌입니다.
- 이어폰 없이 걸은 날은 특히 머리가 안정되면서 차분하게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 다음 날 오전 컨디션도 꽤 좋았지만, HIIT만큼 “스위치가 확 켜진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 스트레칭
- 허리·어깨는 확실히 편해지는데,
- 머릿속이 맑아지는 수준은 두 운동보다 확실히 덜했습니다.
- 뇌보다는 “자세·근육” 위주로 좋아지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정리하자면,
제 기준에서는 뇌 기능·집중력 면에서
HIIT > 브리스크 워킹 > 스트레칭
이런 순서로 체감 차이가 났습니다.
4. 고강도 인터벌 HIIT와 해마 기능 – Aging and Disease 2024 연구 이야기
제가 실험을 해보게 만든 직접적인 계기는
2024년 Aging and Disease에 실린 HIIT 연구였습니다.PMC+2Aging and Disease+2
연구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 대상: 65~86세 건강한 성인 151명
- 기간: 6개월
- 그룹
- 고강도 인터벌 HIIT
- 쭉 걷는 중강도 유산소(브리스크 워킹에 가까운 형태)
- 스트레칭·근력 위주의 저강도 운동
참가자들은 주 2~3회씩 정해진 형태로 운동을 했고,
운동 전후로 해마 기능(학습·기억 관련)을 보는 인지 검사와
뇌 MRI 촬영을 통해 해마 부피·연결성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꽤 극적이었는데,
- 해마 기반 학습 능력이 유의하게 개선된 그룹은 HIIT뿐이었고
- 해마 부피와 기능적 연결성도 HIIT 그룹에서 가장 분명하게 변화했다는 점입니다.ResearchGate+3PMC+3PubMed+3
게다가 이 참가자들을 몇 년 뒤에 다시 추적했을 때도
한 번 올라간 해마 기능이 최소 5년 동안 유지되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보고도 이어졌습니다.researchonline.jcu.edu.au+3qbi.uq.edu.au+3onepeloton.com+3
물론 이 연구는
- 비교적 건강하고 운동을 할 수 있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했고
- 완전히 운동을 안 한 대조군이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ifm.org
그래도 “운동 강도가 어느 정도 선을 넘으면, 뇌 특히 해마에 장기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준 사례라서 인상적이었습니다.
5. 고강도 운동 vs 중간 강도 걷기 – 인지 기능 연구들이 말하는 것
이 한 편의 연구만 있는 건 아니고,
최근 몇 년 사이 HIIT와 인지 기능을 다룬 연구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 2025년 메타분석에서는
- HIIT가 중강도 지속 운동(MICT)이나 대조군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 수행(집행 기능, 기억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냈지만, - 연구마다 프로그램이 너무 달라서 “정답 강도·횟수”를 딱 못 박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고 합니다.PubMed+1
- HIIT가 중강도 지속 운동(MICT)이나 대조군에 비해
- 2025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 단 한 번의 세션만으로도
- HIIT가 중강도 지속 운동보다
전환·주의 전환(switching) 같은 집행 기능을 조금 더 강하게 끌어올렸다는 결과도 있습니다.Nature
- 국내에서도 고령자를 대상으로
- HIIT와 중강도 걷기 프로그램을 12주간 진행했을 때,
- 두 그룹 모두 인지 기능이 좋아졌지만
- HIIT 그룹에서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 등 뇌 관련 혈중 지표 변화가 더 뚜렷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ajkinesiol.org+2KCI+2
반대로,
5년간 장기 유산소 중재를 해도
인지 기능에서 뚜렷한 차이가 안 난 연구들도 있어서Frontiers
“운동만 하면 무조건 뇌가 좋아진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 전체적인 신체 활동량
- 운동 강도
- 나이, 원래 체력
- 어떤 종류의 인지 기능을 보는지
이 네 가지가 섞여서
연구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6. 내 몸 기준으로 보는 고강도 인터벌 HIIT·브리스크 워킹·스트레칭 선택 기준
실험을 해보고 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하게 됐습니다.
- 뇌를 “번쩍 깨우고” 싶을 때
- 고강도 인터벌 HIIT 쪽에 손이 올라갑니다.
- 짧은 시간에 각성을 확 끌어올려야 할 때
(예: 머리 써야 할 작업 많을 때, 멍이 오래 갈 때)
가장 확실한 스위치 역할을 해줬습니다.
- 마음도 같이 안정시키고 싶을 때
- 브리스크 워킹이 훨씬 편했습니다.
- 자연 산책과 겹쳐서 하면
스트레스도 같이 내려가고,
뇌 기능보다는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아지는 느낌이 컸습니다.
- 오늘은 몸이 너무 피곤하고 관절이 걱정될 때
- 스트레칭을 선택했습니다.
- 뇌 기능 상승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다음 날 몸의 결림이나 허리 통증이 덜해서
장기적으로는 이것도 중요한 기반이라고 느꼈습니다.
결국 “무조건 HIIT가 정답”이라기보다는
- 오늘 내 몸 상태와
- 오늘 필요한 것은 “각성”인지, “회복”인지에 따라
고강도 인터벌 HIIT, 브리스크 워킹, 스트레칭을
서로 번갈아 쓰는 전략이 현실적인 해법 같았습니다.
7. HIIT 시작 전 주의사항 – 특히 중장년·고령층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해서 따로 적고 싶었습니다.
- 고강도 인터벌 HIIT는
- 심혈관·관절에 부하가 큽니다.
- 고혈압, 협심증, 부정맥, 심근질환, 무릎·허리 관절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다면
절대 혼자서 유튜브 보고 따라 하듯 시작하면 안 됩니다.
- 40대 이후라면
- 최소한 한 번은 건강검진이나 의사 상담을 통해
내 심장·혈관 상태와 운동 가능 범위를 확인하고 - “어느 정도 강도까지가 안전한지”를 듣는 것이 좋습니다.
- 최소한 한 번은 건강검진이나 의사 상담을 통해
- 처음부터 논문 수준 HIIT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 평소 걷기 → 빠른 걷기 → 가벼운 인터벌 걷기/조깅
- 이런 식으로 강도를 서서히 올리는 쪽이 훨씬 안전합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 실험과 공개된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경험 공유일 뿐이고,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지침이 아닙니다.
특히 고강도 운동을 처음 시도하는 분,
심혈관·관절 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분,
인지 저하·치매 위험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분이라면
전문의와 상의한 뒤
본인에게 맞는 방식과 강도로 운동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리하자면,
운동 강도가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건
연구와 제 짧은 실험 모두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고강도 인터벌 HIIT는
해마 기능과 집행 기능을 강하게 자극하는 “스위치” 같은 역할을 하고,KCI+4PMC+4PubMed+4 - 브리스크 워킹은
부담은 적지만 꾸준히 하면
전반적인 컨디션과 기분, 뇌 건강에 좋은 “기본 베이스 운동”이 되어 주고,PMC+1 - 스트레칭은
직접적인 뇌 기능 향상은 크지 않아도
다른 운동을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주는 “바닥 공사”에 가깝습니다.
하루아침에 인지 기능이 변하는 마법 같은 운동은 없지만,
내 체력과 상황에 맞는 강도로
HIIT, 브리스크 워킹, 스트레칭을 잘 섞어 쓰는 것만으로도
몇 년 뒤 내 뇌의 상태를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