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앱스토어와 기능 구독 서비스 체험기 – 한국판 Feature‑on‑Demand의 가치와 한계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에 주력하면서 차량 내 앱스토어와 기능 구독(Feature‑on‑Demand)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아 EV9의 ‘커넥트 스토어’, BMW의 18달러 월 구독 방식 등 한국 소비자 관점에서 이들 서비스의 장단점을 살펴봅니다.

차량용 앱스토어와 FoD란 무엇인가?

스마트폰처럼 자동차에 앱을 설치하거나 특정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켜고 끌 수 있게 하는 사업 모델을 Feature‑on‑Demand(FoD) 라고 합니다. 차량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로 진화하면서 하드웨어는 이미 장착되어 있지만 소프트웨어로 잠긴 기능을 구독 형태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앱스토어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에서 서드파티 앱을 설치·결제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내비게이션, 스트리밍, 게임 등의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는 이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사용자는 필요할 때만 특정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아 EV9의 커넥트 스토어 체험

2023년 출시된 기아 EV9은 국내 완성차 최초로 FoD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SDV 전환을 선언하며 EV9에 원격 업데이트와 기능 구독을 탑재했는데, EV9의 커넥트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구독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차 보조 2: 전방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해 차량을 원격으로 주차하고 출차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구독 시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이동시킬 수 있어 좁은 주차 공간에서 유용합니다.
  2. 라이팅 패턴: 전면 라이팅 그릴의 패턴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변경하는 기능입니다. 이미 LED 하드웨어가 적용된 EV9에서 구독을 통해 디자인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3. 스트리밍 플러그: 영상 및 음악 콘텐츠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바로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차량 내 5G 통신을 통해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서비스가 안전·직결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옵션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능과 라이팅, 디스플레이 등 개인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차량 구매 후에도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어 옵션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구독료를 장기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부담과 기본 옵션에서 제외된 기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EV9 이용자 경험

  • 설치와 활성화: EV9의 커넥트 스토어는 차량 화면과 스마트폰 앱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구매 후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이 즉시 활성화됩니다. 설치 시간은 길지 않으며, 결제는 현대차 멤버십 포인트나 카드로 진행됩니다.
  • 가치 평가: 주차 보조 2 기능은 매월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좁은 주차장에서 큰 도움을 주어 구독 가치는 높았습니다. 라이팅 패턴은 디자인 요소로, 사용자에 따라 기분전환 요소가 되나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스트리밍 플러그는 휴게소나 충전 대기 시간에 유용하지만 스마트폰 미러링으로도 대체 가능해 가격 대비 가치는 다소 낮았습니다.
  • 개선점: 구독 항목이 세 가지에 그쳐 선택의 폭이 좁으며, 현행 구독료 수준과 자동차 기본 가격을 고려하면 일부 기능은 기본 탑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통신 요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BMW 기능 구독 사례와 교훈

BMW는 ConnectedDrive 스토어를 통해 ‘운전자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여러 기능을 FoD 형태로 판매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영국·독일 등 일부 시장에서 월 18달러에 판매한 열선 시트 구독은 소비자 반발을 일으켰고, BMW는 2023년 9월 구독 모델을 중단했습니다. 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BMW의 판매·마케팅 담당 이사 피터 노타는 “차에 이미 설치된 기능에 대해 더 이상 비용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약 18달러 월 구독료로 열선 시트를 활성화하는 계획을 철회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다만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에 대한 다른 구독 서비스는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해, BMW가 구독 모델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음을 시사했습니다.

BMW 사례는 기능이 하드웨어로 이미 탑재돼 있음에도 구독료를 요구하면 소비자의 반발이 크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구독 서비스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지도 서비스처럼 지속적인 유지비용이 필요한 항목에 적용해야 정당성이 확보됩니다.

국내외 자동차 앱스토어 동향

  • 폭스바겐 그룹: 2024년부터 아우디·포르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카 앱스토어를 계획하고 있으며, 틱톡·스포티파이·날씨 앱 등을 탑재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Cariad를 통해 업데이트를 관리하고, 서드파티 개발자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 테슬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자체 앱을 탑재하여 게임·영상 스트리밍·캘린더 등을 제공해 왔으며, 2024년에는 로보택시 호출 앱을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했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기능 구독보다는 FSD(Full Self‑Driving) 베타와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등 자율주행·연결 서비스에 월 구독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 국내 스마트폰 연동 서비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는 마이현대 마이기아 앱을 통해 원격 시동, 공조 제어, 차량 상태 확인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무료 기본 기능과 별도의 유료 부가서비스(위치추적, 운행기록 분석 등)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장단점 비교

측면장점단점
사용자 경험원하는 기능만 선택해 차를 맞춤화할 수 있고, 구매 후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주차 보조처럼 편리성이 높다.월 구독료가 누적되면 총 비용이 높아지고, 무료였던 기능까지 유료화될 수 있다는 불만이 있다.
제조사 관점차량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 수익을 창출하고, OTA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구독 상품 설정에 따라 소비자 반발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개인정보 수집·결제 시스템 운영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보안·프라이버시원격 업데이트로 신속히 보안 취약점을 수정할 수 있다.차량에서 수집하는 운행 데이터와 위치 정보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제기된다.
기술/인프라5G 통신과 SDV 플랫폼을 이용해 새로운 앱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수 있다.통신 품질에 따라 서비스 이용이 불안정할 수 있으며, 앱스토어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콘텐츠가 제한된다.

결론: 한국 소비자에게의 시사점

차량용 앱스토어와 기능 구독 서비스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플랫폼으로 전환시키는 혁신적인 시도입니다. EV9의 커넥트 스토어는 국내 최초 사례로, 원격 주차·개인화 라이팅·스트리밍 등에서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구독료에 대한 가치 판단은 사용자에 따라 달랐습니다. BMW의 열선 시트 구독 실패는 하드웨어가 이미 장착된 기능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일깨워 주며, 기능 구독의 설계가 소비자 수용성을 결정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앞으로 SDV 전환과 5G 통신망 확산으로 차량용 앱스토어가 점차 확대될 전망입니다. 다만 소비자는 구독료와 실제 사용 빈도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하며, 제조사는 기본 기능과 부가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고 데이터 보안과 고객 지원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렇게 균형을 맞춘다면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끊임없이 진화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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