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승용차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하이브리드·전기차로 전환하고 정부는 바이오디젤과 수소전기차를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저탄소 연료(바이오디젤과 HVO)의 의미와 앞으로의 한국 수소연료전기차(FCEV) 시장 전망을 살펴봅니다.
한국에서 디젤 승용차가 급감하는 이유
- 완성차 업체의 디젤 단종: 2025년 이후 한국에서 판매되는 국내 디젤 승용차는 소수다. 현대차와 기아는 투싼·싼타페·카니발 등 주요 차종의 디젤 모델을 단종하고 하이브리드나 전기 버전을 내놓고 있으며 2025년 초 국내에 남은 디젤 차종은 기아 쏘렌토, 쌍용 토레스·렉스턴이 사실상 전부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디젤 비중은 2017년 17.6%에서 2025년 6.7%까지 떨어졌다.
- 환경규제 강화와 보조금 축소: 정부는 내연기관 차에 대한 유류세 환급 등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차를 확대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되면서 경유차의 시장성이 떨어졌다.
- 대체 기술의 발전: 하이브리드·전기차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이 디젤 대신 전동화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
저탄소 연료: 바이오디젤과 HVO
디젤 시대가 저물어가지만 경유를 완전히 대체할 기술이 바로 등장하긴 어렵다. 이 과도기를 메울 대안으로 바이오디젤과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같은 저탄소 연료가 주목된다.
바이오디젤과 HVO란?
- 바이오디젤: 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에 메탄올·에탄올을 더해 만든 지방산메틸에스터(FAME)이다. 기존 디젤에 최대 5% 섞어 사용할 수 있으며, 탄소중립적인 특성으로 전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산화안정성이 낮아 엔진 보호를 위해 혼합 비율이 제한된다.
- HVO(수소화식물유): 식물성·동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를 수소화하여 만든 재생 디젤이다. 황‧아로마틱 함량이 낮고 세탄가가 높으며, 기존 경유와 거의 동일한 성질을 가져 엔진 개조 없이 100% 대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HVO는 생산 과정에서 화석연료보다 최대 90% 탄소를 줄일 수 있어 저탄소 연료로 분류된다.
한국의 저탄소 연료 정책과 투자
- 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 의무 확대: 정부는 도로부문 배출을 줄이기 위해 디젤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도록 의무화한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제도’를 운영한다. 2024년 기준 경유의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은 4%이며, 2027~2029년 4.5%, 2030년부터는 5%로 높이고 선진 바이오디젤(HVO) 도입 이후에는 8%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세대 FAME만으로는 엔진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에 HVO의 도입이 필수라는 지적이 있다.
- 국내 HVO 생산시설 착공: LG화학과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ENI가 합작해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연간 30만 톤 규모의 HVO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폐식용유 등 재생 가능한 원료를 활용해 HVO,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바이오 나프타를 생산한다. 이는 국내 최초의 HVO 생산시설로, 앞으로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저탄소 연료 시장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점과 한계
| 항목 | 장점 | 제한사항 |
|---|---|---|
| 바이오디젤(FAME) | 생산 공정이 간단하고 기존 디젤과 혼합해 사용 가능 | 산화 안정성이 낮아 5% 이상 혼합하면 엔진 문제 발생 |
| HVO(재생 디젤) | 엔진 개조 없이 100% 대체 가능, 최대 90% 탄소 절감 | 국내 생산 인프라 부족, 초기 생산비가 높다 |
| 한국 정책 | 2030년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을 5%까지 확대, HVO 도입 시 8%까지 목표 | HVO 공급 기반이 미흡해 혼합비율 확대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
수소연료전기차(FCEV) 시장 현황과 전망
한국이 선도하는 FCEV 보급
- FCEV 보급에서 세계 1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은 수소연료전지차 보유 대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승용차 FCEV가 대부분이며 경상용차나 트럭은 아직 초기 단계다.
- 판매량의 과반을 차지한 현대차: 2023년 1~7월 세계에서 판매된 FCEV는 9,619대였으며, 현대차가 3,662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38.1%를 기록했다. 토요타는 2,884대로 30%를 차지해 두 업체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국가별 판매에서는 한국이 3,390대로 가장 많고 중국(3,073대), 미국(2,333대)이 뒤를 이었다.
- 2025년 이후 시장 상황: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1~9월) 세계 FCEV 판매량은 8,9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4,994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5.7%를 기록했다. 2025년 6월 출시된 2세대 ‘디 올 뉴 넥쏘’는 11월까지 4,661대가 팔리며 한국 내수 시장을 견인했다.
- 충전 인프라: IEA가 집계한 2022년 말 기준 수소 충전소 수는 중국 319기, 한국 212기, 일본 163기, 독일 95기로 한국이 세계 2위다. 정부는 상용차용 충전소를 포함해 2030년까지 660기 이상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부 정책과 투자 계획
- 수소경제위원회 계획: 2020년 출범한 수소경제위원회는 2030년까지 500개, 2040년까지 1,000개의 수소 전문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또한 권역별 중규모 생산기지와 소규모 생산기지 40개를 구축해 안정적인 그린수소 공급을 추진한다.
- 수소차 보급 목표: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2030년까지 수소차 85만 대와 수소충전소 660기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는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을 가진 FCEV를 대형 화물차와 중장거리 버스까지 확대 적용하려는 전략이다.
- 2026년 보조금 계획: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에 수소버스 1,800대(저상 800대와 고상 1,000대), 승용 FCEV 6,000대, 화물·청소차 20대 등 총 7,820대를 보급하기 위해 5,762억 원의 국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소차 보급이 저조한 지역에는 이동식 수소충전소 시범사업을 도입해 충전 공백을 줄일 예정이다. 2025년까지 누적 461기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되었으며, 2026년에는 누적 500기 이상을 목표로 추가 투자한다.
수소연료전기차의 장단점
- 장점: FCEV는 1회 충전으로 600~700㎞ 이상의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을 제공하며,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공해가 거의 없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2세대 넥쏘는 720㎞(국내 기준)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유로 NCAP 충돌시험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해 안전성과 성능을 증명했다.
- 도전과제: FCEV 생산가격은 배터리 전기차보다 높으며, 충전소 건설 비용과 안전 규제도 부담이다. 국내 충전소는 아직 500기 이하로 충분하지 않고, 수소의 생산·운송·저장 비용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FCEV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도 성장의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마무리: 디젤 종말 이후의 에너지 전환
디젤 승용차의 급격한 축소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반영한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을 진행하는 동시에, 저탄소 연료와 수소 연료전지차를 미래의 대안으로 육성하고 있다. 바이오디젤과 HVO는 기존 경유차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과도기적 해법이며, 수소 연료전지차는 장거리 운행과 상용차 부문에서 차세대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정부와 산업계가 계획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확대, 국내 HVO 생산시설, 수소차 보급 목표와 충전 인프라 확충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디젤 시대 이후 한국 차량 시장의 친환경 전환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